혐오의 시대 답게 나도 혐오로 그득 차있었음, 아니 차있음. 그래도 일단 인식하는게 첫걸음이니 3가지만 써봄.
-늙은 남성
사유: 노골적 성적 행동
ex) 한국 엘베에서 헤드투토 스캔하는 할저씨/ 호주 광산에서 윙크 갈기던 할배/ 베를린 지하철에서 흰 엉덩이 오픈한 할배
교양있어 보이는 점잖은 어르신은 괜찮은데 위에 해당하는 사례들은 특유의 기분 나쁜 바이브가 뿜어져나옴. (글고 젊은 남자가 했으면 덜 불쾌했을까 생각해봤는데 아닌 듯. 애초에 젊은 남자들은 저 짓거리를 잘 안하긴함)
완화법: 반대 인물 대면하기 혹은 호르몬 영향이 있는지 찾아보기
+ 역시 갓gptㅋㅋ 한번에 납득완.
-체구가 크고 동시에(중요) 행동이 거친 사람
사유: 소음이 크고 배려가 없으며 해를 끼칠 것 같음
ex) 조폭 문신 돼지/ 기숙사 룸메와 대판 싸운 기억/ 명상 코스 기간에 굉장히 거슬렸던 남자
(사실 뚱뚱하고 못생기고 행동이 거친 사람이라 하려했는데 자매들이 워딩에 기겁을 해서..쩝.근데 이미 씀ㅋ)
완화법: 그들은 해칠 의도가 없음. 그냥 몸에 밴 습관이라 본인은 인지하지 못할뿐
-생리현상을 너무 거리낌없이 해결하는 사람
사유: 비위 약함
ex) 밖에서 방구 막뀌는 울아부지/ 식당 혹은 공공장소에서 꺼억대는 주로 아저씨들/ 명상 코스 중 계속 속트림하던 아주머니
완화법: (이 이야기 때문에 글 쓰게 됐음)
명상 코스 끝에는 고엔카 선생님의 법문 영상이 기다리고 있음. 사람들 잘 안 보이니까 뒤로 모여서 가까이 앉게 됨. 근데 그 시간 내내 어떤 아주머니가 속트림을 끊임없이 했음. 처음에는 내 옆옆에 앉았는데도 ‘아니 누가 저렇게??’ 하며 띠용할 정도로 크게 들렸음. 용트름을 속으로 계속 하심. 법문 내용이 잘 안들어왔음.
그 다음날은 웬걸.. 내 옆에 딱 앉으심. 고개를 외면하면서 절대 안 들리는척 했음. 왜냐면 본인 스스로 안절부절 못하는 느낌이라. 섰다 앉았다를 반복하심. 이건 질병 수준이다라고 짐작했고 맘은 그러면 안되는걸 아는데도 솔직히 힘들었음.
다음 날은 제발 내 옆에 앉지마라ㅠ 하며 의자를 옆으로 슬금슬금 옮김. 다행히 멀어졌음. 그 뒤로는 안 마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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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됨ㅋ
떠나는 날 택시 카풀을 하게 됐는데 딱 이 아주머니랑 같이 가게 됨. 일행 2명 중에 딱. 대화를 하는데 말이 너무 많으셨음ㅋ 나머지 한명 젊은 남자는 동태눈깔도 아니고 나중엔 그냥 대꾸를 안해버리던데 웃겼음ㅋㅋㅋ 아줌마들은 원래 말씀이 많으니깐 ok 대화 내용도 부정성은 없으니 ok
그렇게 택시 내렸는데 ktx 시간이 한참이나 남아서 서성거리고 있었음. 근데 이분과 또 마주침. 알고보니 열차 시간이 똑같았음. 난 마무리 헤어질 생각으로 ’전 카페가서 시간이나 때우려고요~‘ 했는데 이분이 ’그럼 우리 같이 노닥거리다가 갈까~?‘ 이러심.. 속으로 아 ㅈ댔다 했지만 네 좋아여ㅎㅎ 사회적 가면쓰고 같이 가게됨.
(왜냐면 난 지금 귀중한 경험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데 어뜨케 3시간 넘게 또 듣고 있으라고요..)
이야기는 생각보다 편했음. 무엇보다 이 트림때문에 본인이 무척 고통 받았다는 걸 알게됨. 위가 원래 안좋으신데 활동량이 없어서 생긴 결과라고. 그래서 식단조절 + 방안에서 스퀏100갠가 운동 병행하심.
들으면서 아.. 반성의 순간이기도 했고(혐오 반응으로 자리 피함) 심정이 이해가기도 하고 맘이 복잡했음
게다가 불교 신자라 인도로 성지순례 갔다온 이야기도 듣고 나름 흥미로웠음. 엄마 나이보다 많은 분과 이야기할 일이 거의 없거든. 사적인 질문 일체 안하시는것도 신기했음. 당연히 자기는 무슨일해~? 이렇게 물어볼줄 알았음.
그렇게 좀 수다떨다가 각자 할 일을 했음. 그분은 책 읽고 나는 적고. 예상과는 달리 전혀 고통의 시간이 아니었음. 난 엄마랑 데이트하는것도 약간 불편한데 이번엔 오히려 편한 느낌을 받음. 마지막도 쿨하게 각자 인사하고 헤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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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불쾌한 느낌들 때문에 위 대상과 비슷한 인물을 마주치면 자동으로 경계 태세에 들어감. 근데 실상을 알기전까지는 (저렇게 된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or 본인의 고통이 훨씬 크다 등) 모두 나의 상상속 내면의 고통이므로. 자각해서 고통받지 않도록. 아니 적어도 덜 고통받을 수 있을 듯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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